오늘은 수영장 목적에 맞지 않게 이용을 하는 길막 따개비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그냥 벽에 붙어만 있는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따개비는 느린 속도로 이동하기도 한다니 흡사하다고 생각한다.
따개비의 대표주자, 수다쟁이들
수영장에서 수영이 주가 아니라 이야기를 하러 온 이들. 짧은 대화가 아닌 긴 대화를 나눈다. 할 이야기들이 그리 많다면 카페를 가면 참 좋을텐데. 이들은 카페 미만 수영장 이상의 아리송한 관계다. 그래도 벽 한가운데를 터준다면 그리 나쁜 따개비들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게는 무리지어 있고 가운데도 터주지 않아서 문제다. 그리하여 이들은 본인들의 이야기 흐름을 위해 다른 이들의 수영의 흐름을 끊어놓는다. 가운데가 막혀 턴을 할 수가 없으면 어정쩡하게 서서 재출발해야 한다. 벽을 짚고 추진력을 얻지도 못하고 비실비실 가야 한다... 이야기가 한마당 막을 내리면, 수영 않고 수다만 떤게 사뭇 민망한지 아님 몸 한번 풀어볼 요량인지 편도나 왕복으로 함 갔다온다. 끝. 그리고 이야기 두마당이 펼쳐지고... 그냥 건너편 벽으로 이사 간 따개비가 된다. 또 한가지 특징으로 중도개입이 있다. 실컷 이야기하다가 왜인지 내가 도착할 때쯤 갑자기 출발하는 것이다. 왜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그러나요. 진작 가시든지 아님 다음에 가시든지 하지. 높은 확률로 이들은 느리기 때문에 나는 다시 한번 흐름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수영장의 평가위원, 수다쟁이들
그들은 무슨 대화를 그렇게 오래 하는가. 일부러 들으려고 들은 건 아니고. 큰 목소리로 계속 떠드니 알게 된다. 그들의 대화가 무엇인지. 보통 수영에 관한 이야기가 주가 되는 듯 싶다. 수다쟁이들은 서로의 수영을 봐주면서 개선하고자 하는 듯하다. 그러나 점점 평가대상이 늘어만 가고 이윽고 수영장의 모두가 그들의 평가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때가 훈수충으로 각성하는 때다. 훈수하기 전 대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지적거리를 찾아내는 것이 선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영에 관한 것만 이야기한다면 그래도 나은 것 같다. 여기서 더해지면 얼굴, 몸매 등 외모품평까지 노골적으로 변해가기도 한다. 누가 했네 뭐가 어쩌네 원치 않는 귓동냥으로 들은 게 많아진다. 칭찬과 걱정이랍시고 하는 말들은 사실상 성희롱에 가깝다. 수다쟁이들은 사실 풀 안에만 국한되지 않고 샤워실, 탈의실, 유아풀장, 마사지풀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다.
수영장의 정보통, 수다쟁이들.
그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사람은 수영장에 있는 모두들. 회원, 강사, 랖가, 데스크직원들... 진위여부를 알 수 없는 말들이 여기저기 퍼뜨려져 있어도 진실을 바로 잡기 어렵다. 어디서 시작된 건지도 모르니까. 간혹 좋은 정보를 가진양 으스대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다 아는 이야기거나 나중에 보면 맞지 않는 이야기다. 가까이 지낸다고 뭘 얻어낼 정보 같은 건 없다. 함부로 척지면 또 그건 그것대로 곤란해진다. 여기저기 또 이야기가 퍼지니까!
A. 방법이 없냐 물으면...
다른 레인으로 도망가시오...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시오... 가운데 따개비 전략을 똑같이 하면 아주 불쾌해하며 지적해 올 것이다. 가운데 서면 안돼.
번외. 걷기 레인에서는 걷기 싫어잉
걷기 레인 아닌데 걷는 사람. 보통 기초 초급 레인에서 그러고 있다. 걷기 레인이 따로 있다는 것은 당연히 안다. 하지만 여기가 좋은걸ㅎ 수영 뉴비 초보라 여기서 헤매는 게 아니다. 수영하다 힘들어서 일어난 사람도 아니다. 오히려 수영장의 고인물에 가깝다. 어쩌면 훈수충이라 훈수할 초보를 찾아 헤매는 걸 수도 있다. 걸으면서 여기저기 흘깃거리지 않는지 봐보자. 그렇게 걸어 다니다가도 갑자기 날렵하게 수영해서 턴하고 그런다면 백프로다. 그냥 걷고 싶은 사람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걷기 레인에 안 가는가? 언제나 사람이 제일 많은 곳은 기초레인이다. 초보자 투성이니까 규칙을 어겨도 몰라서 그런가 보다 다들 이해하거나 서로 몰라서 상관없다. 그리하여 가장 만만한 곳이라는 거다.